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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는 "해피빈"이라는 제도가 있다. 일정 행위를 하면 "콩"이 생겨나고 이 콩을 특정 단체나 개인에게 기부할 수 있게 되어있는 제도다. 일종의 "매칭그랜트"인 셈인데 이용자로서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직접 돈이 나가는 것이 아니니 부담이 적고 네이버의 입장에서는 비록 돈이 나가긴 하지만 이용자의 "행위"를 담보로 하기에 자사의 트래픽 유발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유인책인 셈이다.

 

콩 하나당 100원이라 좀 적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막상 해피빈 사이트에 들어가 특정 단체에 몰린 기부금액을 직접 보게 되면 생각보다 꽤 많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옛 경구가 떠오른다.

 

나는 주로 메일을 사용할 때마다 생기는 해피빈을 기부해오곤 했는데 지금와 돌이켜 보니 생각보다 그 양이 많질 않았다. 입사 이후 회사 메일만 거의 쓰다보니 그렇고 또한 회사업무가 아닌 개인적으로 지인들과 메일을 주고 받은게 마지막이 언제인지조차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보니 더욱 그러하다.

 

얼마전 마눌님이 네이버 블로그에 "미스터 블로그씨"의 질문에 답하는 기능이 있다며 거기에 답하면 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하루 100원 적립되는게 뭐 그리 대단하냐 싶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미루고 있었는데 오늘 문득 생각나서 다 죽어가는 블로그에 카테고리 하나를 생성하고 블로그씨와의 뻘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다.

 

사람도 아닌 것에 답변을 달고 있는게 좀 우스워 보이기도 하지만;; 선의의 행동인 기부를 할 수 있으니 이런 것 쯤은 참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당장 내 주머니를 덜어내어 기부를 하는 것도 마땅할 진데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고 있어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 지 레고는 사면서... 나도 꽤나 위선적이다. ) 일단 이런 작은 일부터라도 시작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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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9 19:38:19
아침형라이더
그러게. 왜 갑자기 네이버 블로그씨와 이야기하는지 궁금했네-

그래. 나누고 생활하는게 좋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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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30 17:03:51
키세츠
메일마일리지도 확인해보니 콩10개로 바꿀수 있는 만큼 쌓여있더군.

나중에 모아서 기부할 생각이야.

어제 오랜만에 고어무비 두 편을 보았다.

 

한 편은 "도쿄 고어 폴리스" (동경잔혹경찰)이라는 영화였고 그 다음 편은 "크루엘 레스토랑" (잔혹반점)이라는 영화였다. 피가 튀고 살점이 튀어다니며 인체의 절단면을 통한 개그(?)를 선보이고 신체의 각 부위가 분리된 채로 뒹구는 것이 주된 포인트인 영화. 덕분에 내가 영화를 보고 있는 두시간 동안 (1.8배속에서 2.5배속으로 보니 영화 두편을 보는데 채 두 시간이 안 걸렸다.) 눈을 꼭 감고 "영화 아직 안 끝났어??"라고 연신 물어보던 마눌님이 화장실을 늦게 가는 소동이 좀 있었다. 영화 리뷰를 딱히 쓰고 싶지도 않고 쓸 가치도 거의 없는 영화임에 틀림없지만 나름 웃긴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무에게나 권하고 싶진 않고 이 개그코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권하는 영화.

 

"도쿄"를 먼저 보고 "반점"을 나중에 봐서 그런지 뒤의 영화를 볼 때는 꽤나 킥킥거리면서 웃으며 보았다. 고어 무비를 보면서 웃는다고 싸이코패스일리 없다. 이때 새어져나오는 웃음의 이유는 고어무비의 특징 중 하나인 "무척이나 싸보이는 스토리"와 더불어 "기발한 상상력"에 대한 찬사와도 같은 것이니 말이다. 마치 허경영이 공중부양한다고 떠들어대고 모 인사가 땅투기를 한게 아니라 자연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광경을 보며 슬몃 웃음을 짓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대체 내가 언제부터 고어무비를 보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딱히 고어무비가 아니더라도 공포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다. 중학교 마악 올라갔을 무렵, 친하게 지내는 최모형에게서 "13일의 금요일"과 "나이트 메어" 시리즈의 유사성과 차별점을 사사받은 이후로 "사탄의 인형"이라든지 "오멘"이라든지, "이블데드"라던지... 왠지 돈주고 보긴 아깝겠지만 내 시간을 투자하고 볼만한 영화이긴 하다는게 내 생각. 사실 보고 있노라면 어딘가 모르게 씁슬해지고 약간은 무서워지겠지만 이것은 신체의 당연한 반응. 그리고 공포영화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놓치고 있는데 공포영화는 어느 정도 개그요소(?)를 함유하고 있다. 물론 그 개그의 대상이 워낙 끔찍해서 차마 웃을 수 없다는게 단점이긴 하지만 머리 속에 내내 "저건 영화"이며 "저걸 찍으면서 저 사람들은 얼마나 웃겼겠니"라는 최모형의 목소리를 떠올리면 전혀 무섭지가 않다.

 

오늘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보다가 우연히 뉴스 한 자락을 읽게 되었다. 아홉살 난 여아에 대해 가해진 끔찍한 사건을 읽고 말았다.

 

고어무비에 대해선 킥킥거리며 영화 장면에 대한 조크를 할 수 있지만 이 경악할 사건에 대해선 어떤 코멘트도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대체 이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 맞나 싶을 정도이며 그 인간이 나와 같은 뼈와 살을 가진 인간이라고 믿고 싶지도 않다.

 

내년 1월이면 한 생명이 세상의 부름을 받고 세상을 디디며 살아가기 위해 나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 아이에게, 네가 살아갈 세상이 이런 세상이라고 말할 용기가 없다. 밝고 찬란한 아름다움만 보다 가더라도 다 못보고갈 짧은 인생이거늘 이런 흉악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다.

 

피칠이 범벅된 고어무비를 보면서 웃을 수 있는 나이지만 이런 뉴스를 듣고, 또 이어지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듣고 있노라면 온 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듯한 기분을 참을 수 없다.

 

하늘이 내게 내려준 귀한 생명이, 그 생명이 살아가야는 이 나락같은 현실의 참담함에 목이 메이고 가슴이 답답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면 바른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내년 1월 이후가 진심으로 두렵다.

 

 

 

 

P.S : 극단적인 이야기를 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평소에 "싫어 죽겠다"라는 식의 극 강조의 표현인 "죽겠다"라는 소리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나 만약, 내 아이가, 아아, 상상조차 하기 싫은 가정이다. 그렇지만 이야기해본다. 내 아이가 저런 상황에 처했다고 했을 때 과연 내가 이성을 유지하고 있을지는 정말 의문이다. 이성을 잃다 못해 극도로 차가워져서는 차분하게, 아주 차분하게 가해자에 대한 살인계획을 세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눈물조차 안 나오겠지만 적어도 분이 넘쳐 터져버릴 듯한 가슴은 퀭한 허무함으로 채울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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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9 09:11:49
아침형라이더
그러게. 난 내 몸 하나도 지키기 어려운데-

항상 어두운 면만은 있는건 아니니까-
밝게 키우는거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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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9 13:26:14
키세츠
일단 내 성격이랑 진영이 성격을 닮는다고 가정하면 어두운 애는 나오기 힘들 것 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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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9 10:09:46
후니꺼
험한 세상이지만 나나만큼은 예쁘고 바르게 클수 있도록 우리가 잘 보호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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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9 13:26:32
키세츠
암요. 두말할 필요가 없어요.

작업이 모두 끝났다.

K는 먼저 출발했다. 샤워를 마친 나는 K가 떠나고 수 분후에 2009연식 현대 투싼에 시동을 걸었다. 스타팅 모터의 투박한 소음이 급하게 사라지고 뒤이어 카오디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사방에 비가 내리고 있었고 칠흑 같은 어둠은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을 감싸고 있었다. 기어스틱을 당겨 드라이브 모드로 전환한 뒤 서서히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서서히 RPM을 올리기 시작했다.

자신을 적시는 빗물을 온전히 끌어안지 못하는 아스팔트는 거친 손길로 나를 배웅한다. 대지에게 버림받은 빗물은 갈 곳을 잃고 길 위를 떠돈다. 방황하는 빗물은 서로를 보듬고 모여 웅덩이를 만들어 내고 나의 타이어는 그 곳을 사정없이 유린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사방에 비. 밖으로부터 들려오는 물소리는 두 종류였다.

하나는 차 지붕을 때리는 둔탁하면서도 헤비한 빗소리. 또 다른 하나는 길바닥을 채우고 있는 물들의 집합을 치고 지나갈 때 그들이 내지르는 스크림. 점점 더 거세지는 빗줄기는 더욱 큰 노이즈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카오디오에서 여린 목소리로 발라드를 부르고 있는 여성 가수의 목소리로는 물의 소음을 이겨낼 수 없었다.

SK삼거리에서 신호에 걸렸다. 그리 크지 않은 크로스웨이였고 맞은 편이든 대각 방면이든 어디에도 나를 제외한 차는 보이지 않았지만 샤프한 붉은 신호등의 사인에 맞추어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르릉 거리는 투싼의 기어를 중립으로 당겨두고 박스를 열어 CD를 찾는다.

박효신? 이 어둠에 듣기에는 너무 탁하다.
이승철? 혼자 듣기에는 너무 론리하다.
노바소닉? 살짝 오버한 필링이 없잖아 있다.

결국 집어든 것은 김광석의 CD. 아쿠스틱 기타의 전주와 함께 이어지는 호소력 짙은 그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투싼은 다시 출발했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어둠으로 가득찬 산업도로를 가르고, 나를 사랑하는 그녀가 기다리는 스위트 홈으로 향한 드라이빙을 다시 한번 스타트한다.

 

 

 

 

..............못해먹겠구만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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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8 17:31:21
후니꺼
무심한 듯 시크하게.. 이거 중독성 장난아닌데? 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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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8 17:33:43
키세츠
어둠의 다크가 내려오면
내 영혼의 소울이
운명의 데스티니에 맞서
싸움의 파이팅을 할거야.

아마도-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