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휴 동안

 

스무 시간 정도의 운전을 했다.

다섯 번 정도 똥을 쌌다.

세 권의 책을 읽었다.

서른 명 넘는 사람을 만났다.

일곱 병 이상의 소주와 한 병의 맥주를 마셨다.

기름 만땅을 두 번 채웠다.

스무번 가량 절을 했다.

하루에 세 끼 말고도 몇 번의 식사나 간식을 먹었다.

낮잠을 네 번 정도 청했다.

 

정신없고 힘들고 고된 여정이었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길 위에 펼쳐진 아름다움과

내가, 나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많은 선과 이어짐을 겪었기에

 

좋은 연휴였다.

"트마킹이 부르는 롤리팝!"

 

예전에 나를 미칠듯이 웃게 만들었던 구수한 창법의 "트마킹"!

이번에는 또 다른 버전의 하트브레이커를 가지고 와서 다시 한번 나를 뒤집어 지게 하는데......

 

 

 

 

지드래곤이 "지긋지긋지긋해!"라는 부분에서 취한 안무를 보면서 이게 언젠가 국악버전으로 불리워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제 왕비호는 "쾌지나 칭칭나네!"를 외쳐주었고 오늘 또 이렇게 트마킹은 구수한 목소리로 하트브레이커를 불러 제껴 주셨다.

 

아아... 또 말하지만 트마킹 앨범 구하고 싶다. 언젠가 검색해보았더니 고속도로 CD로는 나오는 것 같은데 파는데가 없나. 두리번두리번.

댓글
2009.10.05 11:59:01
아침형라이더
노래는 트로트 분위기인데,
젊은 친구들이 춤을 추네-
아쉽게도 가수가 남자라서 끝까지 어렵사리 봤다만,
이쁘장한 소녀들이 불러 준다면, 왠지 구매하고 싶겠구나-ㅋ
댓글
2009.10.05 15:41:35
키세츠
트마킹 홈페이지에 가면,
트마킹의 "걸"들을 볼 수 있지.

이름이 "캔디"와 "이라이저"..... 그 개그센스라니!!

대개의 남자들은 차를 좋아한다. 비싼 차, 멋진 차를 탐하고 직접 운전하기를 원하며 자기 차에서 더 멋진 모습을 뽑아내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이도 종종 있다.

 

그에 비하면 나는 차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듯 싶다. 새 차가 처음 오던 날, 얼마나 무심한 듯 쉬크하게 굴었는지 마눌님은 보고 있었다. 새 차가 한 달이 넘도록 세차 한번 당하지 아니하고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 의한 자연세차만 하고 있으니 꾀죄죄해져 보다 못한 주변인들이 세차를 권해서야 마지못해 자동세차기에 차체를 들이밀었다. 차를 싫어한다기 보단 차에 대해 그만한 애정을 쏟을 이유를 잘 모르겠고 또 그러고 있는 사람들이 잘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태어난지 이십 구년만에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직접 운전대를 잡기 이전까지 내게 있어서 차란 일단 올라타고 잠이 들면 언젠가 나를 원하는 목적지로 운반해주는 일종의 수면이동장치와도 같음이었다. "차만 타면 잔다"는 속성은 우리 부부에게 아주 찐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깊은 잠에 들지 못하는 그녀와는 달리 나는 아주 숙면을 취하는 편이다. 평소에도 잠이 많기로 소문났고, 이런 내가 운전을 시작하겠다고 하니 대부분의 지인은 "운전하다 졸지마라"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다행이도 퍽 정상적인 인간인지라 운전하면서 졸지는 않는다. 조금만 졸음이 밀려오면 일단 세워두고 자러간다.

 

얼마 전, 저녁 늦도록 현장일을 하고 혼자서 집으로 돌아온 적이 있었다. 일요일 밤이라 여러 공장으로 둘러싸인 구비구비한 도로는 꽤나 한적했고 흡사 칠석날 내리는 것 같은 수준의 비는 사위를 완전한 어둠으로 감싸안았다. 가로등 조차 드문 왕복 2차선 도로에서 내 눈에 보이는 것은 헤드라이트에 비쳐진 도로와 빗줄기, 야간 모드에서 빛나고 있는 계기판과 대쉬보드의 모습 뿐이었다.

 

조금만 방심하고 세게 밟았다가는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물웅덩이를 치고 지나가 솟구쳐 오르는 물에 샤워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시속 60킬로도 채 되지 않는 속도로 천천히 몰아가고 있었다.

 

그럴때 문득,

 

사람들이 차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차를 아끼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도 없고 홀로 지나야 할 길이 외로움에 가득 차 있을 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사물을 의인화한다. 마치 무인도에 갇힌 톰 행크스가 배구공 하나에 이름까지 붙여가며 대화를 나누고 지내는 것처럼 의인화된 사물을 동료로 생각하고 함께 걸어가며 그 외로움을 이겨내는 것이다.

 

하물며 같은 방향으로, 같은 길을 걸으며, 온전히 나의 손길에 따라 인도되는 차는 말할 것이 있으랴.

 

혼자서 그 많은 시간을 걷고 혼자서 그 많은 곳을 다녔던 예전에 늘 몸에 지니고 다니던 mp3플레이어를 신주단지 모시던 기억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지겹고 지루했던 야자 시간을 같이 보내던 연습장을 향한 애정이, 온전히 살아나 지금 이 순간을 함께 하고 있는 차에 대한 관심으로 살아났다.

 

함께 걷기에,

함께 나아가기에,

사람들은 차를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직까지는 세차도 잘 하지 아니하고 꾸미는 장난질도 별로 생각이 없지만 앞으로 오래토록 나와 함께 길을 거닐 동무에 대한 애정은 점점 더 쌓여나갈 것이다. 틀림없이, 언젠가 먼 훗날에 이 차와 헤어지는 순간이 오게 되면 몹시 서운하리라. 이 차에 흠집을 긋는 이가 나타나면 팔 걷고 고함을 지르리라.

 

그때는 지금보다 차를 더 좋아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기에.

댓글
2009.09.30 17:28:46
아침형라이더
그래. 뭐든지 같이 한다는건 의미가 있는거야-
언제, 어디든지. 너를 지켜주겠지-

잘 좀 닦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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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5 15:42:06
키세츠
세차는 은근히 귀찮단 말야.

또 더러워질 것을 알고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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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6 17:25:02
아침형라이더
ㅋㅋ. 세차하는게 제일 먼저야-
얼굴을 깨끗이 닦아줘야지-